벌써 2023년을 마무리하는 시기가 도래한 사실이 아직도 어색하기만 하다.
지난 회고 에서는 벤디트로 이직 후의 1년을 되돌아보다보니, 22-23년을 걸쳐 회고하게 되었었는데, 이제 1년 단위로 다시 한 해를 반추해봐야겠다.
Events
Concierge Product Release
올해 초, 컨시어지 제품의 개발에 갑작스레 참여하게 되어 제품의 백엔드를 맡아 만들게 됐다. 한 제품의 온전한 뒷단을 맡은 건 처음이었지만 많은 도움들 덕에 다행히 프로덕트가 릴리즈 될 수 있었다.
린 고객 개발에서 말하는 유효한 비즈니스 모델을 위한 조사 방식
하지만 전달된 제품이 고객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기엔 기획단계에서부터 엉성한 부분이 많았던 제품이 아니었나 싶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개발자분의 리텐션이 떨어져 떠나보내게 되는 결과를 낳기도 하였고, 힘겹게 출시하였음에도 실제 제품을 통해 매출이 발생하는 건은 손에 꼽았었을 정도(현재는 다행히도 활용하는 고객이 나타나서 이슈를 가끔씩 처리하곤 한다.. 🥹)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프로덕트다.
Working As Squad(6 Sprints & 1 Kanban)
이전 직장에서부터 스쿼드로 애자일하게 일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졌었던 나에게 벤디트에서 조직 변경은 무척이나 임팩트가 있던 사건이다. 그러나 진정한 스쿼드로 일하기 위해서는 많은 요소들이 갖춰져야 했다.
스쿼드 구성하기
팀 변경 시점에 프로덕트 팀은 두 개의 스쿼드로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프로덕트 팀의 조직 구성은 다음과 같았다.
풀스택 3명 / 백엔드 1명 / 프론트 2명 / 디자이너 1명 / PM 1명
디자이너와 PM이 각각 1명씩 뿐이었기 때문에 두 스쿼드에서는 개발자가 PM 역할을 맡기도 했고, 프론트엔드 엔지니어가 디자인을 담당하기도 했다. 이는 한 명이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어려움을 야기했다.
리소스 부족 문제를 고려하여 이제는 최소한 백엔드 1 / 프론트 1~2 / 디자이너 1~2 / PM 1 형태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회사의 여유가 허락된다면 버퍼를 둘 수 있는 인원이 추가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애자일한 작업의 어려움
The goal of Agile is to produce shorter development cycles and more frequent product releases than traditional waterfall project management. This shorter time frame enables project teams to react to changes in the client's needs more effectively.
애자일 방법론의 핵심은 짧은 개발 주기와 더 자주의 제품 릴리스를 통해 클라이언트의 요구 변화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스프린트의 범위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개발 일정에 딜레이가 발생하거나, 기존 프로젝트의 이슈로 스프린트 일정이 영향을 받는 경우도 흔했다. 또한, 실질적으로 스프린트 작업을 하는 시간은 퇴근 후에 보장되는 경우도 있었다.
어려움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스프린트의 목표가 크고 불확실한 부분 때문에 짧은 주기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
작은 목표 혹은 적절한 목표를 세우는 일을 처음부터 잘하기란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6번의 스프린트를 반복하며 매번 다음 스프린트에는 좀 더 짧게 가져갈 수 있는 스프린트를 만들고자 팀원들의 생각을 조율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점차 반복해 나가며 애자일하게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그런 조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Building Design System (feat. CVA)
올해 한 일 중 가장 즐겁게 한 일을 꼽으라면 디자인 시스템을 만든 일인 것 같다.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디자인 시스템이 갖춰진 환경에서 아직까지 일한 적이 없었고, 다른 회사에서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여 작업한다 했을 때 막연하게 선망의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단순 개발자 혼자 구축을 하는게 아닌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굉장히 긴밀하게 이뤄져야 하는 부분들이 많고, 이에 대한 필요성이 합의가 돼야 보다 완성도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기에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리소스를 상당히 들여야 한다.
마침 운이 좋게도, PMS를 리뉴얼 하는 것에 대한 결정이 어느정도 이뤄진 상태였고, CMS를 비롯한 다양한 사내 제품에서 벤디트의 통일된 디자인 경험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디자인 시스템 제작은 디자인팀과 화면 개발 양쪽으로 좋은 시너지를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됐다. 게다가 늘 이슈가 많았던 제품들의 안정기가 찾아와서(이슈 절반 이상 감소) 기존 이슈에 묶여있던 내 리소스가 많이 여유가 생겼었고, 그 시간들을 오롯이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었다.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개념들과 라이브러리들을 도입하며 소통할 수 있었는데 아카이빙 차원에서 나열하자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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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나열한 부분들 외에도 디자이너분들과 수시로 얘기하고 레퍼런스들을 참조하면서 만들었는데, 프론트엔드 관점에서 주요하게 신경쓰며 작업한 부분이 있다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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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Primitive하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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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적은 Dependency를 갖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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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인터페이스만을 노출시키도록 하기
Example
예제 내에서 보듯이 dynamic 하게 속성에 대한 정의를 tailwind와 함께 선언함으로써 prop을 type safe 한 형태로 관리해줄 수 있게 하고, 인터페이스도 최대한 일관성을 지키며 작업하게끔 많은 도움을 줬다.
디자인 시스템을 1달 반정도의 시간을 거쳐 작게나마 완성을 하였고 (아직 수정 혹은 추가 개발될 내용이 너무나도 많지만 🥹) 이걸 기반으로 새로운 MVP 페이지들과 스프린트 작업들을 진행할 때 화면 요소를 그리는데에 들이는 작업을 상당부분 단축할 수 있었다.
Book Club
회사에서 HR 담당자인 인성님의 리드 덕에 23년 한해 동안 여러 책을 구성원들과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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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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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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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회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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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모델 IT 솔루션 영업 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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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넘어 번창으로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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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고객개발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보다 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모색하기도 하고, 고쳐나갈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어 값진 시간이었다.
특히 생존을 넘어 번창으로 시리즈는 저자들의 현실적인 교훈이 인상깊었다. CEO부터 제품단의 직원들까지 어떤 단계를 거쳐 스타트업이 생존에서 번창으로 나아가는지를 현실적으로 묘사해주어서 모든 직원이 함께 보면 좋을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1년동안 북스터디에 참여하며 느꼈던 것은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합치시키는 일에 글이 꽤나 효용이 있다는 것이다. 좋은 컨텐츠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기에 그 명맥이 유지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읽었던 책으로 인해 영향을 받은 부분들이 근 1년간 꽤나 있었다고 생각한다.
Little Private Life Changes
23년은 커리어 외에도 인생에 있어 가장 큰 기점이 되는 해이기도 할 것 같다.
부모가 됐다.
어떤 신혼부부든 1년은 신혼을 즐겨야지 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이 말은 꽤나 겸손하지 못한 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생명이라는게 우리가 생각한대로 쉽게 찾아오거나 만들어지는게 아니며 인생도 생각한것만큼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꼭꼭이(태명)를 만나게 되며 알게 됐다.
내년 6월이면 이제 집안에는 한 동안 울음소리가 가득할테지만, 만나게 될 아이를 기다리는 이 시간은 그저 감사할 뿐이다.
Hello, 2024
내년에는 두 가지의 목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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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디트, BEP 를 넘어 번창으로 가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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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하게 일하는 팀의 리더로 성장하기
큰 목표 아래로는 아무래도 부차적인 여러 목표들이 따를 것 같다. 당장에는 팀과 회사의 성장에 집중하고 싶다. 좋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회사와 고객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모든 일의 기반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회사가 성장하는 시점에 맞추어 나도 리더로 설 수 있는 사람으로 보다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하기에 한층 더 제품과 조직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 한다.
p.s. 회고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 Happy New Year!